육아크루 대표 이가영
이웃 엄마, 나의 진짜 동료가 되다 🙋🏻
육아로 인한 고민을 나누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엄마의 든든한 버팀목은 다름 아닌 또 다른 엄마다.
요즘 엄마들은 소소한 공감과 정보 나눔에서 그치지 않고 진화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다 실체적인 동료 의식, 리얼한 연대를 꿈꾼다.
통신사, 게임 회사,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거치며 마케터로 일하던 이가영 육아크루 대표는 출산과 육아로 산후우울증을 앓는 20년 지기 친구를 보고 엄마에겐 같은 상황을 겪고 같은 고민을 하며 마음을 털어놓을 또 다른 엄마 친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엄마가 된 친구를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육아크루를 시작하게 만든 것이다.
‘엄마들의 동네 육아 친구 찾기’를 표방하는 동네 기반 O2O 육아 커뮤니티 플랫폼 육아크루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육아크루는 엄마들에게 가까이 사는 친구를 찾아주는 서비스예요. 엄마와 아이의 나이, 그리고 자녀가 몇 명인지, 아들인지 딸인지, 육아 관심사는 무엇인지 등을 입력하면 해당 프로필을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생성해 가장 잘 맞는 육아 친구를 추천해주죠. 육아크루 서비스에서 제일 중요한 키워드는 ‘동네’와 ‘오프라인’이에요. 엄마가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실 멀리 가기 어렵거든요. 요즘 나오는 앱과 서비스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교류하고 소통하지만 육아는 결국 오프라인일 수밖에 없어요. 육아크루는 엄마들의 동네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는 물론, 힘들거나 심심할 때 바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친구를 만들어줍니다.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육아맘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육아크루의 필요성을 절감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육아맘에게 무언가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어요. 당사자는 그 상황을 스스로 감내하지만, 저는 깊은 애정과 함께 약간의 거리를 두고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되더라고요. 출산과 육아로 지쳐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엄마 친구를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가 육아로 인한 고민을 아무리 말해도 실제 아이를 키우는 엄마만큼 그 마음을 이해해주진 못하거든요. 친한 친구가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해 아이를 낳았는데 가까이에 살기까지 한다는 건 너무나 많은 우연히 겹쳐야 가능한 일이고요. 대체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시기가 비슷했던 예전과 달리, 결혼도 출산도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요즘은 기존 네트워크만으로 육아 고민을 해소하기 쉽지 않아요. 한마디로 제가 친구들에게 채워주지 못한 것들을 육아크루 서비스로 대신한 거죠.
육아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육아 정보 부족 등 주변에서 겪는 엄마들의 어려움은 주로 무엇인가요? 저출산, 개인화 같은 사회적 변화를 포함해 달라진 생활상 또한 육아 고충을 증폭하는 요인이 될 것 같아요.
육아는 어쩔 수 없이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2시간마다 모유 수유를 해야 하고 계속 자다 깨다 하는 아이 때문에 밤을 새우는 일도 부지기수니까요. 그게 곧 정서적 힘듦으로 이어지죠.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든든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육아 친구가 있으면 아이가 주는 행복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하고 툭 털어놓으면 풀리는 고민도 많고요. 워킹맘에게는 특히 동네 기반의 네트워크와 육아 친구가 필요해요. 엄마의 직장은 떨어져 있어도 아이는 동네 유치원에 다니고 동네 놀이터에서 뛰어놀며 아플 땐 동네 소아과에 가잖아요. 아이를 위한 실질적 정보를 동네 육아 친구에게서 얻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 하루 종일 아기와 함께하다 보면 그 시간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커져요. 육아크루 후기에도 처한 상황이 같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순간이 정말 짜릿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어요.
여러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육아크루의 서비스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나요?
‘짝크루’는 일대일로 육아 짝꿍을 찾는 거예요.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엄마여도 등·하원 시간이 다르면 마주치기 어렵고, 사실 먼저 말 걸기도 조심스러워요. 상대방이 불편해할 수 있으니까요. 육아크루는 친구를 만들려고 모인 사람들이라 그런 부담이 덜하죠. 또 아이는 또래지만 엄마의 나이대가 달라 대화가 어렵거나 성향상 잘 안 맞기도 하고 관심사나 교육관 등이 다를 수도 있잖아요. 육아크루에서는 아이의 나이뿐 아니라 엄마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해 육아 친구를 매칭해줘요. 친구 매칭에 적용되는 알고리즘을 계속해서 고도화한 덕에 온라인 연결이 오프라인 만남까지 이어진 비율이 65%가 넘어요. 동네 육아 게시판 ‘크루톡’은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예요. 맘카페는 익명성이 강하고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한 반면, 육아크루는 6세 이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동네 인증과 육아 인증 과정을 거쳐 유모차 산책 코스부터 육아 지원금 정보까지 유용하고 진솔한 정보를 공유하고 얻을 수 있죠. ‘커리어톡’에는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 정보를 모아놨어요. 능력자 엄마가 많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인생의 우선순위가 아이가 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있는데, 이를 언제나 사회가 배려해주진 않잖아요. 유연근무 또는 재택근무가 가능하거나 파트타임, 프리랜스 업무이면서 집에서 도보로 출퇴근 가능한 거리에 위치한 직장을 추천하고 있어요. ‘원데이크루’는 가장 많은 엄마들이 하는 고민인 ‘오늘 아이랑 뭐 하지?’에서 출발했어요. 키즈 카페, 베이킹 수업, 스냅사진 촬영 등 하루 동안 엄마와 아이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콘텐츠를 제안해요.

육아크루를 통해 연결된 엄마들이 공동으로 육아하는 모습. 육아크루 이가영 대표는 ‘크루육아’ 문화를 지향한다.
이가영 대표는 엄마가 겪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또 다른 엄마에게 있다는 마음으로 가까이에 사는 육아 친구를 찾아 연결해주는 육아크루 서비스를 운영한다.
건강, 교육, 금융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육아 앱과 플랫폼이 많아요. 육아크루만의 차별점이 있다면요?
엄마가 겪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또 다른 엄마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잘 만든 서비스라도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에는 한계가 존재하거든요. 육아 상황은 너무나도 복합적이고 실시간으로 바뀌다 보니 하나의 서비스나 제품이 모든 걸 충족해줄 수 없어요. 그런데 한 엄마가 다른 엄마 혹은 친구라는 존재를 만나면 정말 많은 문제가 해소되죠. 정서적으로 위로가 되고 힘들 때 이겨낼 해법을 알고 있는 데다 유용한 정보도 공유하니까요. 육아크루에는 그런 역할을 하는 엄마가 여럿 있어요. 검색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진짜 정보와 노하우는 육아 친구들에게서 나와요. 육아크루는 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엄마들을 연결해주는 것뿐이에요. 그게 엄마들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을 가져다줄 거고요.
벌써 수만 명의 엄마가 육아크루 덕에 친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미 성공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의 삶과 마음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데에 엄청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껴요.
행복한 육아와 더불어 자신의 삶과 일을 지켜나가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인가요?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여겼으면 좋겠어요. 출산과 육아를 하는 시기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연약하면서도 강해지는 때라고 생각해요. 내가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생명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큰일이잖아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엄마들의 하루를 관찰하기 위해 시간을 내야 하는 사람으로서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채우고 있는지를 보면 뜨거운 존경심이 생겨요. 동시에 우리 엄마가 나를 이렇게 사랑했구나 느끼고요. 시행착오는 누구나 겪는 일이고 우리도 잘 자랐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육아크루를 만들면서 ‘요즘 엄마’들에 대해 많이 고민해봤을 텐데, 지금까지 쌓아온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지금의 엄마를 정의해보자면요?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워요. 출산 시기가 비슷하더라도 20대 엄마와 40대 엄마의 가치관과 소비 스타일이 다르니까요. ‘엄마’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 이미지가 없어진 게 지금의 엄마 같아요.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공통점은 특유의 행복한 기운과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대한 관심이에요. 아이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또래 친구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만큼은 모든 엄마에게서 느낄 수 있어요.
흔히 ‘엄마의 행복이 곧 아이의 행복’이라고 하죠. 궁극적으로 육아크루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언젠가 육아크루 제너레이션이 생겼으면 해요. 나의 첫 친구가 우리 엄마가 육아크루에서 만난 육아 친구의 아이인 거죠. 그리고 육아크루 엄마들이 함께 육아하는 ‘크루육아’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어요. 저는 우리나라의 출산율, 산후우울증 통계를 바꾸고 싶어 육아크루를 시작했어요. 벌써 수만 명의 엄마가 육아크루 덕에 친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미 성공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유저들을 만나면 육아 친구를 찾은 엄마들의 일상과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어요. 한 사람의 삶과 마음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데에 엄청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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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전혜라
Photographer 김유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