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음식에 대한 관심, 이상 기후 등으로

식탁 위 음식들이 생경한 요즘이다.




사과가 사라져가는 국내 과수원 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라지만 올해 사괏값은 유독 높다. 올해 4월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1kg 기준 한국의 사과 가격은 6.82달러(약 9124원)로 조사 대상 국가 중 1위에 올랐다. 비교적 물가가 높은 미국 5.31달러, 싱가포르 4.2달러보다 비싼 가격이다. 이렇게 가격이 오른 데에는 여름이 길고 혹한의 추위가 거듭되면서 탄저병, 갈색무늬병 등으로 사과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 또한 사과는 열매 하나에 병이 걸리면 금세 주변 사과로 번져 과수원 전체가 피해를 입기 쉬운 작물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오랫동안 재배했던 홍옥이나 부사 대신 아누카 사과처럼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키우거나 망고, 바나나 등 열대 과일로 재배를 전환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아보카도 너마저



숲속의 버터라 불리는 아보카도는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한 슈퍼푸드다. 중남미, 북미 지역에서는 매 끼니 즐기는 식재료로 ‘녹색 금’이라 불리기도 한다. 멕시코에서는 높은 수익성 때문에 아보카도 유통을 두고 갱단 사이에서 다툼이 오갈 정도다. 이렇게 사랑받는 아보카도가 최근에는 환경 파괴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보카도 열매 하나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은 320L로 생산 지역의 수자원 고갈에 영향을 주는 3대 작물 중 하나로 꼽힌다. 유네스코의 연구에 따르면 아보카도 1톤당 수자원 발자국은 1981㎥. 수자원 발자국이 608㎥인 포도와 비교했을 때도 매우 높은 수치다. 아보카도는 죄가 없다지만 지구, 인간 모두에게 이로운 식사를 위해 한번쯤 곱씹어볼 문제다.


점차 확대되는 대체 계란의 세계



그 어느 때보다 비건 식품 개발이 활발하다. 대체육은 물론이고 생선, 새우 등 해산물과 함께 식물성 대체 계란까지 등장했다. 해외의 경우 대두, 녹두 등 콩 유래 단백질을 사용해 만든 액상형 식물성 계란이 유통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베이킹에 들어가는 흰자를 대체할 수 있는 파우더가 판매 중이다. 미국은 식물성 계란 브랜드 저스트 에그가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올해 3월 5억 개의 판매 성과를 일궈냈다. 비건은 물론,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 함량은 높은 식물성 계란을 통해 건강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아무리 무알코올, 비알코올 음료가 좋다지만



시장조사 전문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2014년 81억 원에서 2021년 200억 원 규모로 성장하고, 올해는 600억 원대를 내다보았다.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술맛은 나지만 알코올 도수는 낮거나 아예 0%인 음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 본래 편의점, 마트에서만 취급 가능했던 무알코올 맥주가 올 6월부터는 식당, 유흥주점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듯하다. 다만 당뇨 환자, 통풍 환자 등은 무알코올·비알코올 음료 또한 혈당이나 퓨린 등 기존 질환을 악화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빼려는 자와 대체하려는 자의 설탕 전쟁



17세기 영국과 네덜란드가 전쟁을 치렀을 만큼 인간에게 주요한 식재료로 꼽히는 설탕. 이제는 설탕의 씁쓸한 뒤안길을 보는 듯하다.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뇌기능을 저하시키는 등 과도한 섭취가 불러오는 문제로 인해 설탕을 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반면 설탕처럼 달지만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 수치 변화도 낮은 대체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스테비아, 알룰로스 등 다양한 대체당이 마트 설탕 코너 옆을 채우는 요즘이다. 또한 제로슈거 음료,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마켓링크에 따르면 제로슈거 탄산음료 시장 규모가 2020년 924억 원에서 2022년 3683억 원으로 2년 만에 4배 가까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제로슈거 열풍은 탄산음료를 넘어서 아이스크림, 과자까지 식음료 전반에 걸쳐서 퍼지고 있다.


남극해의 작은 거인에서 추출한 크릴 오일



건강식품이나 영양제를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크릴 오일. 인지질, 오메가 3 등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감소, 지방 분해, 항산화 등 다양한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릴 오일은 남극해에 서식하는 몸집 6cm가량의 크릴새우에서 추출한 오일이다. 크릴새우는 펭귄, 바닷새, 오징어, 고래 등이 즐겨 먹는데, 1만~7만 마리가 떼를 이뤄 움직이며 바다 깊은 곳의 영양분을 표면으로 옮기고 이산화탄소를 해저에 퇴적시켜 남극해의 ‘작은 거인’이라고도 불린다. 영국 남극자연환경연구소는 크릴새우가 1년 동안 바다 깊은 곳에 저장하는 탄소의 양을 2300만 톤으로 추정했다. 이는 영국 전역의 가정집이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과 맞먹는다. 그러나 크릴 오일의 인기로 크릴새우의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남극해 생물들이 배를 굶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지구와 식탁은 꽤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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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유승현

Photographer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