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문 이공계 박사 부부가 부산으로 간 이유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 하정우 & 아내 김수진전국에 AI 열풍을 이끈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그의 아내 김수진 씨를 부산에서 만났다. 숙고 끝에 출마를 결정하기까지의 솔직한 고민부터 현명한 아내의 담백하면서도 힘이 되는 조언, 서울대 캠퍼스에서 인연을 맺고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키우는 평범한 부부가 된 이들의 이야기.

초대 AI미래기획수석을 지낸 하정우 후보는 전문성과 친화력을 동시에 지닌, IT 업계에서 보기 드문 육각형 인재로 손꼽힌다. 하정우 후보는 부산 사상초, 사상중, 구덕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 SDS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서울대 대학원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네이버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AI 연구에 뛰어들어 네이버 클로바 AI 리서치 리더, 네이버 AI랩 연구소장,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어에 특화된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 개발을 주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 3대 연구 학회인 ICLR 등 다수의 글로벌 학회에 100건 이상의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국제 인공지능 최고 권위 학회인 NeurIPS의 수석 감독관으로 활동 중이다. ‘국가대표 AI 전문가’라고 불리는 그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뛰어난 언변과 타고난 공감 능력. 이러한 역량은 AI미래기획수석 시절 빛을 발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업 중 하나인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 수립과 국가 인프라 설계는 물론, 세계 유수의 IT·반도체 기업과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교류를 주도하며 단기간에 한국이 세계적인 AI 중심 국가 반열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 ‘대통령의 애착AI’ ‘하GPT’라는 별칭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이런 그가 많은 이들의 기대와 염려 섞인 응원 속에 출마를 선언했을 때, 뒤에서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준 사람이 바로 아내 김수진 씨다. 두 사람은 서울대학교 대학원 연구실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김수진 씨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물정보학 박사를 취득한 재원. 하정우 후보보다 나이는 세 살 어리지만 연구실은 1년 먼저 들어간 선배다. 생물정보학은 기계 학습 및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유전체, 단백질, 암세포 같은 다양한 생물학 데이터를 분석·연구하는 학문으로, 특히 질병 진단이나 헬스케어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 가능해 최근 크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예비 초등교사들을 대상으로 10년 넘게 초등 컴퓨팅 및 인공지능 교육 방법론을 가르쳐왔다. 두 사람은 인공지능 기술 기반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다수의 논문과 과제를 공동 작업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 2015년 결혼해 슬하에 10살 아들을 두고 있다. 이처럼 모범답안지 같은 삶을 살아온 공대 커플의 정치 도전은 결코 쉽지 않은 결심이었을 터. 각자 이룬 성취를 깊이 존경하는 동료 연구자인 동시에 소소한 하루 일과를 나누고 아이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합이 제법 잘 맞는’ 부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마 선언 후 부산에 온 지 벌써 3주가 지났네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하정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말을 여실히 실감하며 지내는 중입니다.(웃음) 길에서 만나는 한분 한분 지나치지 않고 인사드리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요. 감사하게도 먼저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도 많고, 지역 현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소규모 간담회를 갖기도 하죠. 부산에 사는 가족과 어릴 때의 저를 기억해주시는 많은 분들, 여전히 친하게 지내는 학창 시절 친구들이 정말 큰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출마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가족, 특히 아내의 걱정이 적지 않을 것 같아요.
김수진 아무래도 그렇죠. 확실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익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큰 사람이라, 어떤 일이든 맡기면 잘할 거라는 믿음은 있어요. 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풀어가는 건 또 다른 일이잖아요. 그런데 결국 고민 끝에 결심이 섰는지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AI수석으로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전략을 만들어도 그걸 구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과 제도, 지역의 디테일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그리고 본인이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죠. 그때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 이 사람 마음먹었구나.’(웃음) 그 결정마저도 참 ‘하정우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국회의원 후보와 후보의 아내로 인터뷰하는 이 자리는 어떤가요?
하정우 아내의 응원이 그 누구의 지지보다 가장 큰 힘이 되었어요. 저보다는 일에 덜 매여 있다는 이유로 집안일이나 아이를 케어하는 일을 거의 도맡고 있어서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었거든요. 그래서 출마를 하면서 세운 나름의 원칙이 ‘아내가 싫다고 하면 절대 부담 지우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아내가 선뜻 먼저 인터뷰에 나서준다고 해서 정말 고마웠죠.(웃음)
김수진 개소식에 참석하고 남편과 함께 본격적으로 유세를 돌다 보니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고요. 시민 한 분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남편을 보면서 이 사람이 진짜 뭔가를 바꿔보고 싶어 하는구나, 하는 절실함이 느껴졌달까요. 큰 힘이야 되겠냐마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한 번 해보자 싶었어요.(웃음)

말 나온 김에, 아내가 생각하는 남편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김수진 제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어요. “하정우는 원래 뭐든 알아서 잘하잖아.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웃음) 남편은 습득이 굉장히 빠른 사람이에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무언가를 배우고 접하는 데 주저함이 없죠. 뭐든 긍정적이고 열린 태도로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비판적인 시각도 갖추고 있어요. 자유분방하지만 책임감도 강해 무슨 일이든 중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를 짓죠. 부부 사이를 떠나 ‘하정우’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어요. 그런데 말하고 나니 너무 팔불출 같았나요?(웃음)
하정우 이런 후한 평가는 평소에 절대 들을 수 없으니까 기사에 잘 남겨주세요.(웃음)
공학도다운 분석적 접근이네요.(웃음) 두 분은 서울대 연구실에서 처음 만났다고요.
하정우 규모가 큰 연구실이라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모여서 여러 작업을 했는데, 저는 컴퓨터공학, 아내는 생물정보학 전공이었어요. 연구하는 분야는 달랐지만 둘 다 인공지능 기술을 베이스로 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함께 작업할 일이 많았죠. 연구실에 종일 붙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고요. 늦게까지 연구하다가 집에 가는 길에 가볍게 맥주도 한 잔씩 하면서요. 대충 느낌 아시겠죠?(웃음)

서로 호감을 느꼈던 순간이 기억나나요?
김수진 처음에는 똑똑한 연구원, 일 잘하는 랩실 동료, 이런 이미지가 강했어요. 과제든 연구든 일 하나는 진짜 잘했거든요.(웃음) 또 연구를 오래 한 공대생들은 어딘가 좀 외골수 같은 면이 있는데, 그에 반해 남편은 성격이 외향적이고 사고가 굉장히 열려 있더라고요.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리더십도 있고, 친근한 성격이라 쉽게 가까워진 것 같아요.
하정우 제가 아내를 눈여겨봤던 장면이 있어요. 연구실에 온종일 있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정말 피폐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저 오늘부터 학교 운동장을 좀 뛰어야겠어요” 하더니, 400미터 트랙 10바퀴를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일정한 속도로 매일 꾸준히 달리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한 번 마음먹은 건 미루지 않고 하는구나, 성실하고 강단 있네,라는 생각과 함께 아내가 다시 보이더라고요.
평소 서로를 어떻게 부르나요?
하정우 둘이 있을 때는 보통 ‘수진아’ 하고 이름을 부르는데, 때에 따라 ‘자기야’라고 해요. 공적인 자리에서는 종종 ‘김 박사’라고도 하고요.
김수진 편하게 부를 때는 ‘오빠’라고 하고, 공식 석상에서는 직함이나 직책을 붙여서 ‘하 수석’ ‘하 후보’라고 부르기도 해요. 그리고 아주 가끔 그냥 ‘하정우’요.(웃음)
두 분의 친밀한 분위기가 절로 느껴지네요. 연구자로서 서로 존중하는 태도도 엿보입니다.
하정우 건강수명 연장과 초고령사회 진입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지금, 인공지능 기술 기반 바이오 데이터 분석 연구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미래 성장 분야거든요. 아내가 하고 싶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남편으로서, 동료 연구자로서 어떻게든 지지하고 응원해주고 싶어요.

부부의 평범한 일상도 궁금합니다. 집에서 하정우 후보는 어떤 남편인가요?
김수진 사소한 약속도 쉽게 미루지 않는 남편이요. 음식물 쓰레기 처리와 화장실 청소는 오랫동안 남편이 담당해왔어요. 그런데 청와대로 출근을 하면서 새벽에 나가는 건 기본이고, 일주일에 토요일 하루만 쉬다 보니 청와대에 다니는 동안 화장실 청소는 하기 힘들겠다 생각했죠. 그런데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출근하더라고요. “괜찮겠어?” 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원래 내 일이잖아” 하는 거예요. 남들이 보면 굉장히 사소한 일일 수 있는데 저는 남편이 일로 큰 성과를 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작은 일을 대충 넘기지 않을 때 더 듬직해 보이기도 해요. 또 운전을 아주 잘하고, 아이에게 다정한 아빠이기도 하죠. 아무리 피곤해도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함께 사는 장모님께 꼭 따로 안부 인사를 드릴 만큼 다정하고요.

아내에게는 어떻게 다정함을 표현하나요?
김수진 흠… 출마를 결심하고 기자회견을 앞둔 때였어요. 토요일에 쉬고 있는데 남편이 “수진아, 어항 사러 가자” 하는 거예요. 전에 아이가 물고기를 키우고 싶다고 해서 집에 작은 어항을 들였거든요. 저는 어떤 것이든 정해진 기준대로 꾸준히 하는 편이에요. 어항도 구매한 곳에서 일러준 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고 부지런히 관리했거든요. 처음에는 귀찮고 번거로웠는데, 어느 순간 깨끗한 어항을 보는 것 자체가 묘한 힐링이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물고기가 알을 낳아 개체수가 점점 불어났고, 비좁아 보이는 어항이 계속 신경 쓰이던 차였어요. 그걸 보고 아마 부산에 가면 돌볼 여유가 없을 테니 그 전에 더 큰 어항으로 바꿔주고 싶었나 봐요. 같이 어항을 사 와서 물고기들을 이사시켜 줬어요.(웃음) 아마 본인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저는 바쁜 와중에도 사소한 장면 하나 놓치지 않고 챙겨주는 남편이 고맙더라고요.

지금까지는 너무 완벽해서 비현실적인 느낌입니다.(웃음) 혹시 아내만 아는 남편의 허술한 점이라든지 아쉬운 점은 없나요?
김수진 가끔 진짜 GPT처럼 말하는 거요.(일동 폭소) 저희 아이 성향이 완전 F인데, 둘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 많이 애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웃음) 또 유튜브에 올라오는 남편 영상을 보다 보면 말을 너무 막힘 없이 해서인지 진짜 AI가 말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거든요. 뭔가 코칭을 좀 해줘야겠다 싶어 지적한 적도 있어요. 원래 말투이다 보니 쉽게 고쳐지지는 않더라고요.(웃음)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마치 다선 의원처럼 능숙해 보인다는 평이 많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하정우 처음에는 낯선 상황에 미숙하게 대처하면서 오해도 많이 사고 실수도 했어요. 사과드리면서 반성도 했죠. 그런 과정을 통해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고 있어요. 한편 생각해보면 결국 정치는 사회 현안이나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서 시민들의 생활을 좀 더 윤택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거잖아요. 연구도 비슷한 측면이 있어요. 해결해야 하는 문제나 의제를 설정한 다음 수많은 데이터 연구를 통해 해결책을 찾고 시스템을 만들고, 정책을 세우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거죠. ‘어떻게 해야 지역이 더 살기 좋은 곳이 될까?’라는 질문에 연구자적 태도로 접근하다 보니 크게 경직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민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교육, 돌봄, 상권 혁신을 연계해 부산 북구를 한국 ‘대표 AI 1번지’로 만들겠다는 1호 공약이나, AI 시니어 케어 도시 만들기, 구포역 인근 경부선 철도 지하화 및 서부산 AI 테마 밸리 조성 등의 구체적인 공약도 이런 과정을 통해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정치 입문 계기로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이야기를 여러 번 했어요. “훗날 아이에게 기회가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요. 아빠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다고 하니 아이의 반응은 어땠나요?
하정우 AI수석일 때는 아빠가 TV에 자주 나오는 것이 그저 신기하고 좋았나 봐요. 그런데 국회의원 선거는 아직 어떤 건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청와대를 왜 그만두는지, 그리고 왜 아빠가 한 달 넘게 부산에 있어야 하는지 등 아이 입장에서는 이해 안 되는 것투성이죠 뭐.(웃음) 아이가 좀 더 클 때까지는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어쩌다 보니 항상 바쁜 아빠였어요. 아이를 위해 정치를 시작했는데, 정작 지금은 아이와 시간을 못 보내고 있어서 많이 미안하죠.
김수진 우리 나이대의 부모가 이런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자녀를 비교적 늦게 낳는 추세다 보니 40대 중후반의 나이지만 아이는 아직 어린 부부가 주변에 적지 않거든요. 한창 바쁘고 왕성하게 일해야 할 때 아이는 부모를 필요로 하죠. 이럴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같은 소소한 고민들을 남편과 나눠요. 저희 아이는 토요일에 1시간정도 아빠와 같이 게임하거나 축구하는 게 가장 큰 기쁨인데, 요즘은 하지 못해서 의기소침해 있어요. 저라도 같이 해주고 싶지만 제 게임 실력으로는 아이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오늘 인터뷰는 기대한 만큼 잘 진행된 것 같나요?
하정우 그런 것 같네요. 아내와 오랜만에 속내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거든요.(웃음)
김수진 오늘 <주부생활>인터뷰를 한다고 평소에 하지 않던 화장도 했어요. 사실 지금도 많이 어색하고 긴장되는데, 티가 많이 나나요?(웃음) 별것 없는 평범한 부부의 이야기라 기삿거리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저희도 아이를 키우면서 남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사는 평범한 부부예요. 이런 경험이 남편이 하고자 하는 정치의 큰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니 하정우 후보를 많이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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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은향
Photographer 김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