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부부 이대은 & 트루디

Perfect Match

‘불꽃야구’의 히어로 이대은, 트루디 부부의 더없이 완벽한 하루.

벌써 임신 7개월 차에 접어들었죠. 컨디션은 어때요?

트루디 아주 좋아요. 몇 시간 더 촬영해도 되겠어요.(웃음) 이렇게 스트레스를 하나도 받지 않은 화보 촬영은 처음인 것 같아요. 평소에 잘 붓는 타입이라 특히 촬영을 앞두고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그런데 어젯밤에 라면 끓여 먹고 잤어요. 하하. 낮에는 돼지갈비에 냉면도 먹고. 뱃속의 금똥이(태명)가 먹고 싶다는데 어쩌겠어요.

이대은 그것도 그렇지만, 아마 오늘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더 컨디션이 좋았을 거예요. 중간중간 살펴봤는데, 본인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잘 나와서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대은 씨도 마음에 들었나요? 두 분이 함께 화보를 촬영한 건 오랜만이죠?

이대은 둘이 같이 촬영하는 화보는 거의 2년 만인 데다 이번에는 뱃속의 아이까지 함께해서 더 의미가 커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사진이야 뭐, 아내만 잘 나오면 됐죠. 평소에도 사진 같은 거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에요.

트루디 남편은 잘 나오는 각도, 포즈 같은 거에는 진짜 관심 없어요. 그래서 제가 그러죠. “외모에 자격지심이 없어서 그러는 거야.”(웃음)

 

편견일 수 있지만 뭔가 전형적인 ‘요즘 젊은 부부’의 이미지가 강해서 사진처럼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에 적극적일 것 같았는데, 예상외네요.

이대은 딱히 좋다, 싫다기보다는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 맞는 표현 같아요. 아내가 종종 찍어주기는 하는데, 제가 먼저 찍어달라거나 셀카를 찍거나 하진 않아요. SNS 계정도 없는걸요.(웃음)

트루디 남편의 성격 자체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크게 관심이 없고,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아요. 별로 신경 쓰지를 않죠. 그런 면이 굉장히 믿음직스럽고 의지가 될 때가 많아요. 남편에 비해 저는 귀가 얇은 편인데, 남편 덕분에 안정감을 많이 느껴요.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생각이나 선택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반면에 서운할 때도 있어요. 자기만의 주관이 확실하다 보니 가끔 제가 얘기할 때 너무 객관적인 태도를 보일 때요. 저는 그냥 공감이 필요했을 뿐인데!(웃음)

 

<우리들의 차차차> <이번 생은 같은 편> 등 함께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진솔하면서도 서로 굉장히 배려하고 감싸주는 부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 후 은퇴하고 아내에게 미안해하는 남편이나, 그런 남편을 묵묵히 바라봐주는 아내의 모습에서 특히 더요.

트루디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3년 정도 연애하고 결혼해서 올해 결혼 4년 차가 됐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저희는 연애 때부터 붙어 있는 시간이 정말 많았어요. 방송에도 나왔지만, 연애 시작한 직후에 제가 남편 집에 들어가서 거의 같이 살았거든요. 그냥 만나자마자 바로 가족처럼, 막내딸처럼 환영해주셔서 그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어요. 늘 오빠와 함께하고 양가 가족이 모이고, 그러다 보니까 서로에 대해 깊숙이 알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남편이 어떤 선택을 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이해하게 되는 거죠.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이대은 그래도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저는 원래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에요. 특히나 힘든 얘기는 더 안 꺼내요. 저한테도 어려운 고민을 얘기해서 아내까지 힘들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한 것도 어느 정도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나한테 주어진 문제고, 결국 그걸 뚫고 나가야 하는 건 나라는 걸 어릴 때부터 배웠으니까요. 그럼에도 가까이서 지켜보는 사람은 답답할 수 있죠. 그런데 아내는 그런 상황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더라고요. 어떤 면에서 저보다 품이 넓은 사람이에요. 그게 고맙고 미안했던 거고요.

 

얼마 전 ‘불꽃야구’에서 기록한 ‘퍼펙트게임’은 그런 의미에서 더 뜻깊었겠어요. 실제로 프로야구에서도 쉽게 나오지 않는 기록이라고요?

이대은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직 얼떨떨해요. 경기를 마치고도 한동안 멍했던 것 같아요. 집에 와서 뉴스랑 주변의 반응을 보면서 조금씩 실감이 나더라고요. ‘내가 그걸 진짜 해냈구나’ 하고요. 아직도 생각하면 짜릿해요.(웃음) 한편으로는 팀에 보탬이 됐다는 것도 정말 뿌듯하고 좋아요. ‘불꽃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저희의 진정성을 보고 응원해주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도전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강등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죠.

트루디 남편이 경기할 때마다 괜히 울컥해서 눈물이 나긴 하는데, 퍼펙트게임 때는 정말 와, 그때의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정말 기뻤어요. 요즘 ‘불꽃야구’ 라이브 방송의 동시 접속자 수가 20만 명을 넘더라고요.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남편이 주변의 평가 같은 것에 민감한 편은 아닌데, 본인이 경기 잘한 날은 댓글도 좀 찾아보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응원의 댓글 많이 많이 남겨주세요!(웃음)

 

‘불꽃야구’ 말고는 역시나 뱃속의 금똥이가 요즘 가장 큰 관심사겠어요. 두 분은 어떤 부모가 되고 싶나요?

트루디 금똥이는 저희 부부한테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예요.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제 인생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생각해요. 아이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큰 축복이고 행복이지만, 약간은 거리를 두고 아이의 인생에 너무 깊숙이 들어가지는 말아야지, 하고요. 아이는 내가 아니잖아요. 제 마음대로 욕심부리지 않고, 있는 그 자체로 사랑하고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이대은 저에게는 롤모델이 있어요. 바로 저희 아버지예요. 저한테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해요.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제 얘기를 정말 잘 들어주셨어요. 물론 엄할 때는 엄하셨지만, 제가 무슨 얘기를 하거나 뭘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어떤 결정을 내렸다고 했을 때도 정말 다 들어주셨거든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아버지의 지지가 엄청난 버팀목이고 울타리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라, 그래서 더 아버지를 존경하죠. 저희 아버지처럼 저도 금똥이에게 든든하면서도 친구 같은 아빠가 되어줄 거예요.

 

혹시 더 이루고 싶은 목표나 바람이 있나요?

트루디 아뇨, 지금 당장은 없어요. 올해는 저희에게 정말 최고의 해예요. 너무도 소중한 아기 천사가 찾아왔고,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저희만의 보금자리도 마련했고, 남편이 너무도 좋아하던 야구를 통해 마음껏 기량을 펼치고 있고. 또 그걸 많은 분들이 함께 봐주면서 응원해주시잖아요. 더없이 완벽한 시즌이다! 지금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이대은 아,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이 또 있었어요. 얼마 전 출연한 <불후의 명곡>에서 우승한 거요.(웃음)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1위를 해서 너무 놀랐어요. 당분간은 ‘불꽃야구’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그러다가 저희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해보고 싶기도 해요. 무엇보다 곧 찾아올 금똥이와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는 거, 그게 지금 저의 가장 큰 기대이자 바람이에요.

 

#이대은 #트루디 #9월호주부생활 #주부생활9월호 #인터뷰 #주부생활 #주부생활매거진

---

Feature Editor 김은향

Fashion Editor 박유은

Photographer 류경윤

STYLIST 이진혁

HAIR 노현제, 윤지영

MAKE-UP 황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