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의외로 못하는 이것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하는 3월이다. 약간의 긴장감과 부푼 설렘, 큰 포부를 떠올리지만 생각보다 시작이 쉽지 않다. 왜일까?


무슨 일이든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새 학년을 시작하는 3월에는 한 달 동안 꼭 이루어야 하는 목표를 정하는 것이 필수.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중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리고 망설임의 원인인 두려움은 대체로 너무 멀리 있는 목표, 혹은 추상적인 목표에서 비롯된다.

Sae Sol(unsplash.com)

지난 시간을 반드시 되돌아보자

목표를 잘 세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그로부터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이다. 미래는 미지의 상태고, 수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막상 목표를 세울 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가 많다. 하지만 구체적인 경험과 이미 실행한 일들이 쌓여 있는 지난 시간을 분석하고 활용하면 목표를 세우기가 훨씬 용이하다. 목표를 정하는 과정해서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는 과거 잘 못했던 것이나 부족했던 것, 아쉬웠던 것부터 찾는 행위다. 과거에 달성하지 못했으니 앞으로는 그 부분을 목표 삼겠다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부족한 면을 보면 이를 복구하려는 의지보다는 본능적으로 사기가 꺾이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이런 위축감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생각보다 행동과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 자체가 힘들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본다면 가장 잘한 일부터 떠올리도록 해보자. 그 잘한 것 한 가지는 계속해서 북돋아주고, 여기에 두 가지 정도만 더 해보자고 아이를 설득하는 것이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의지와 열정의 함정

또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의지가 높은 아이일수록 막연하고 추상적인 목표에 매몰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열정이 넘치기 때문에 손에 잡히는 목표 대신 ‘열심히 공부한다’거나 ‘성적을 올리겠다’ 등의 추상적인 목표를 세운다. 만약 아이가 열심히 할 의지가 충만하다면 부모는 옆에서 ‘열심히의 기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 기준이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작년 3월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래서 올해 3월에는 얼만큼 더 하고 싶은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목표 개수를 줄여주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의 성취감이 이후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성취할 수 있는 수준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3월의 초점은 목표가 아니라 ‘성취’에 있음을 잊지 말 것. 실천해야 할 과업의 양을 많이 설정해둔다고 해서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취감과 효능감을 느껴 동기가 되어야만 짧은 시간에 간극을 줄일 수 있다. 그런 다음 할 일은 믿고 응원해주는 것이다.




SPECIAL TIPS

➊ 고등학생이라면

‘선생님과 이야기하기’와 ‘학습 시간 늘리기’ 중 하나를 반드시 3월의 목표로 설정한다.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부 기록의 주체인 선생님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기 때문. 의도를 갖고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과 성장 과정을 함께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요즘 학생들의 약점은 ‘학습 지구력의 부족’이다. 따라서 현재 학습 시간이 얼마이든 10~30분 정도 더 하는 목표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3월에 학습 시간을 조금씩 늘려놓으면 여러 가지 활동으로 시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이후 학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➋ 중학생이라면

‘수업에 집중하는 시간’을 목표로 설정하면 좋겠다. 상대적으로 입시에 대한 부담이 덜할 때 수업 집중력을 높여놓는 것이 이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등학교에 적용되면서 상대평가 5등급 체계가 도입되는 것은 경쟁 완화라는 면도 있지만, 특정 등급의 절대성 강화라는 측면도 있다. 즉 한 등급 내의 인원이 확대되었기 때문에 특정 등급이 아니면 훨씬 더 입시에 불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 수업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이후 고등 과정에 큰 도움이 된다.



김병진 이투스에듀의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여러 매체에 입시 칼럼을 기고하고 각종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고 있으며, ‘이투스 밴드’와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유튜브를 통해 매주 금요일 입시 관련 라이브 방송 ‘입금: 입시 공부하는 금요일’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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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김병진(이투스에듀 교육평가연구소 소장)